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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썬더볼츠> 리뷰: 센트리의 보이드 공격과 현대인의 자기혐오에 대한 은유 (평범한 히어로, 보이드 공격, 센트리)

by crewong 2026. 3. 6.

마블 영화가 초능력 없는 히어로들의 이야기로 이렇게까지 감동을 줄 수 있을까요? 저는 썬더볼츠를 보고 나서 오랜만에 마블 영화에서 진짜 사람 냄새를 맡았습니다. 한국에서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저는 이 영화가 최근 마블 작품 중 가장 압도적으로 잘 만들어진 수작이라고 확신합니다. 화려한 CG 대신 인간적인 서사에 집중한 이 영화는, 자책과 후회로 무너지는 현대인에게 위로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영화 썬더볼츠 대표 포스터

결핍된 히어로들의 연대: 사이드킥(Sidekick)이 만드는 진짜 액션

일반적으로 마블 영화는 하늘을 날거나 우주를 구하는 압도적인 히어로들의 이야기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썬더볼츠는 정반대였습니다. 이 영화는 루저들의 홀로서기를 다룹니다.

 

옐레나, 존 워커, 버키 반즈, 고스트, 태스크마스터. 이들은 마블 유니버스에서 메인 히어로가 될 수 없었던 이들입니다. 네임밸류로 따지면 윈터 솔저가 가장 높지만, 그마저도 캡틴 아메리카의 사이드킥 정도로 인식되죠. 여기서 사이드킥이란 주인공을 돕는 조력자 역할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주연이 아닌 조연인 셈입니다.

 

저는 이들이 좁은 통로를 엉덩이를 맞대고 올라가는 장면을 보면서 무릎을 쳤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볼품없는 히어로 팀이 또 있을까요? 패배자들의 팀이기에 위기 상황에서도 능력이 부족해 서로 으쌰으쌰 하며 올라가는 모습은, 신들의 전쟁에 지친 관객들에게 '사람 냄새나는 액션'의 쾌감을 선사합니다.

 

특히 옐레나 캐릭터는 인상적이었습니다. 2대 블랙 위도우인 그녀는 나타샤와 달리 자신의 섹시함을 무기로 삼지 않습니다. 대신 자신의 약점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감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죠. 매일 똑같은 암살 임무를 반복하며 세상에 알려지지 않는 일에 지쳐가는 그녀의 모습은, 무의미한 반복에 지친 현대인의 자화상처럼 느껴졌습니다.

 

존 워커는 처음엔 정말 재수 없는 캐릭터였습니다. 고지식하고 자신이 옳다고 확신하며 폭력성을 드러내는 그의 모습은, 캡틴 아메리카의 정의로움이 극단화되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그가 우리 편이 되면서 그의 고지식함이 오히려 믿음직한 요소로 변했습니다. 영화 후반부 센트리에게 패배한 후 엘리베이터로 도망가는 장면에서, 저는 '그래, 이게 루저 빌런들이지'라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고귀한 히어로라면 끝까지 싸워야 하지만, 이들은 겁을 먹고 도망갑니다. 이런 솔직함이 오히려 매력적이었습니다.

 

슈퍼 솔저가 셋이나 있는 팀임에도 불구하고 센트리 앞에서 무력했던 썬더볼츠는, 힘이 아닌 연대로 문제를 해결합니다. 여기서 슈퍼 솔저란 특수 혈청을 투여받아 신체 능력이 강화된 인물을 의미합니다. 캡틴 아메리카가 대표적인 슈퍼 솔저죠.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런 신체 능력보다 정신력과 연대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출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공식 자료).

보이드(Void) 공격의 심리학: 자기혐오를 넘어서는 '자기 수용'의 힘

센트리의 정신 공격인 보이드는 이 영화의 핵심입니다. 일반적으로 빌런의 공격은 물리적 파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보이드는 그보다 훨씬 무서운 심리적 공격이었습니다.

 

보이드에 당한 사람들은 자신이 가장 후회하는 기억 속으로 빠져듭니다. 잊고 싶지만 잊을 수 없는 상처, 나의 가장 큰 고통의 순간을 계속해서 보여주는 이 공격은, 현대인을 괴롭히는 자기혐오에 대한 훌륭한 심리학적 은유입니다. 저 또한 스스로 자책하며 점점 어두워지고 우울해지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다들 앞서나가는데 나만 뒤처진다고 생각했거든요. 이 영화를 보면서 그런 제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분석 항목 영화 속 설정 및 개념
심리학적/서사적 의미
팀의 성격 썬더볼츠* (비주류 히어로팀)
완벽하지 않은 '루저'들의 연대
핵심 빌런/능력 센트리 & 보이드 (Void)
내면의 어두운 인격체, 자기혐오의 은유
갈등 해결 방식 물리적 타격이 아닌 '자기 수용'
정신건강의학적 관점의 트라우마 극복
서사적 장치 아이언맨 1편 오마주 (발렌티나)
비주류에서 주류(어벤져스)로의 성장 선언

 

밥이 보이드를 주먹으로 때리는 장면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여기서 보이드(Void)란 센트리의 어두운 인격체로, 내면의 어둠을 상징합니다. 쉽게 말해 자신 안에 있는 가장 싫은 부분이죠. 밥이 보이드를 때릴수록 점점 잠식당하는 모습은, 자신을 부정하고 과거를 지우려 할수록 오히려 그런 존재가 되어버린다는 통찰을 보여줍니다. 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것은 결국 자해나 다름없습니다.

 

그때 옐레나와 동료들이 밥을 안아줍니다. 보이드를 없애는 방법은 주변의 도움, 즉 따뜻한 위로였습니다. 내 안의 어둠을 때려 없애려는 것이 아니라, 그런 어둠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것. 이것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도 자기 수용(Self-acceptance)이 우울과 불안 극복의 핵심이라고 강조합니다(출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제 주변에도 저를 위해주는 많은 사람이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센트리가 폭주하면서도 누구도 죽이지 않았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헬기 조종사를 포함해 센트리에게 공격당한 사람들은 모두 정신세계로 이동했을 뿐 살해당하지 않았습니다. 밥의 기본적인 성격이 연약하고 상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디테일이죠. 이 정도의 긴장감을 일으키면서도 사람이 죽지 않는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뉴 어벤져스의 탄생: 아이언맨 오마주와 루저들의 홀로서기

영화 마지막, 발렌티나가 기자들 앞에서 '뉴 어벤져스'를 소개하는 장면은 아이언맨 1편의 오마주입니다. 토니 스타크가 "아이 엠 아이언맨"이라고 선언했던 그 순간처럼, 이제 썬더볼츠는 당당히 어벤져스로 인정받습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찌질했던 루저들이 마침내 세상에 나서는 순간이었으니까요.

뉴 어벤져스의 모습

 

영화를 보고 나서 저는 제 자신에 대한 자책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썬더볼츠처럼 완벽하지 않아도, 초능력이 없어도, 우리는 서로 의지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히어로 영화는 판타지로 소비되고 끝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썬더볼츠는 보고 나서도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자기혐오와 후회로 힘들어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보시길 추천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히어로 액션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위로와 용기를 전하는 작품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DaDu3yHZzI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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