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2 [비평] <어쩔 수가 없다> 해석: 도끼(The Ax)가 된 자본과 중산층 자아의 해체 (중년의 위기, 해고, 존재증명) 저도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성과급을 받아 가족들에게 소고기를 사주며 "우리 이제 됐어"라고 말했던 순간이 있습니다. 그때의 유만수처럼 저 역시 제가 쌓아 올린 것들이 영원할 거라 믿었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는 바로 그 순간의 허상을 도끼로 내리치는 영화입니다. 영화는 완벽해 보이던 중년 가장의 삶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과정을 통해, 대한민국 중산층 남성들이 마주한 실존적 공포를 냉소적으로 파헤칩니다.직함이라는 가면의 박탈: '태양제지' 유만수가 직면한 존재론적 사형 선고영화는 유만수(이병헌)가 가족들과 바비큐를 즐기며 "지금 내 기분이 어떤가요?"라고 묻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20년 넘게 태양제지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고, 어린 시절 살던 집을 직접 되사서 손수 고.. 2026. 3. 25. 실화 <승부> 해석: 조훈현 vs 이창호, '인간의 감각'이 'AI의 계산'을 마주했을 때(조훈현, 이창호, 사제대결) 일반적으로 스승과 제자의 대결을 다룬 영화는 감동적인 휴먼드라마로 포장되곤 합니다. 하지만 제가 극장에서 직접 본 영화 '승부'는 그런 통념과는 달랐습니다. 이 영화는 바둑 영화가 아니라, '시대의 교체'에 관한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기록입니다. 이 영화는 1988년 응창기배 세계 바둑 선수권 대회 결승전에서 우승한 조훈현 9단과, 그가 발굴한 천재 소년 이창호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조훈현이 담배 연기 속에서 공격적인 바둑을 두던 시대와, 이창호가 철저한 계산으로 스승을 무너뜨리는 과정이 2시간 동안 펼쳐집니다.먼저 알아두면 좋을 [영화 속 바둑 상식]행마(haengma, movement of stones)는 한국식 바둑 용어로, 기존의 바둑돌에서 새롭게 두어지는 수들의 모양이다.새로 놓이는 돌이 기.. 2026. 3. 19. 이전 1 다음